15. 까마귀 (Die Krähe)

현성
Sep 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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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까마귀 (Die Krähe)

지극히 아름다운 곡이 불길한 전조를 상징하는 까마귀를 통해 불행하고 어두운 파국을 예시한다. 곡은 모두 세 부분으로 되어 있고, 첫 부분의 우울하면서도 아름다운 악상은 점점 어두운 정열을 띄게 된다.

피아노 반주가 보여주는 상징 -오른손의 끝없는 삼연음(까마귀가 하늘을 맴돌면서 따라오는 모습)과 왼손의 느리고 어두운 움직임(방황하는 젊은이의 지친 발자국)-이 최후의 몇마디에 가서 극적으로 뒤바뀌면서 다함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방황은 결국 죽음으로 통할 것'이라는 것을 노래 못지않게 암묵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겨울 나그네' 전체를 통해서도 가장 인상적인 곡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아주 쓸쓸한 느낌을 자아내는 곡이다. 노래도 반주도 얼어붙은 듯이 응축(凝縮)되어 있다.
전주 부분에서 우선 노래의 선율이 나타나는데, 노래하는 도중 줄곧 왼손에 노래 선율과 똑같은 선율이 따른다. 그것이 정말로 주인공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까마귀를 나타내듯 을씨년스러운 기분을 자아낸다. 통작형식.

Eine Krähe war mit mir
까마귀 한 마리 날 따라오네
Aus der Stadt gezogen
마을에서부터
Ist bis heute für und für
지금 이 순간에도
Um mein Haupt geflogen
내 머리 위를 맴도네

Krähe, wunderliches Tier
까마귀야, 너 수상한 짐승아
Willst mich nicht verlassen?
내게서 떠나지 않으련?
Meinst wohl, bald als Beute hier
날 덮쳐 잡아서
Meinen Leib zu fassen?
먹이로 삼으려는 건 아니겠지?

Nun, es wird nicht weit mehr geh'n
이제 나는 지팡이에 의지해
An dem Wanderstabe
더 이상 걸을 수도 없어
Krähe, laß mich endlich seh'n
까마귀여 내가 죽을 때까지
Treue bis zum Grabe!
무덤까지 충실함을 보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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